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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모험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보기

행복한삶누리기 2025. 6. 26. 01:32

등장인물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은 말하는 나무 인형이 진짜 소년이 되기까지 겪는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 유혹에 쉽게 흔들리고 실수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등장인물들은 피노키오를 올바른 길로 이끌거나 유혹하는 상징적인 존재로서, 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인 피노키오는 가난한 목수 제페토 할아버지가 말하는 나무 토막으로 만든 인형입니다. 그는 생명을 얻자마자 장난기 많고 충동적이며, 학교나 일과 같은 책임감 있는 행동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것만 좇는 철부지입니다. 그는 자신을 걱정하는 이들의 충고를 무시하기 일쑤이며, 순진한 탓에 온갖 사기꾼들의 감언이설에 쉽게 속아 넘어갑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성장하게 됩니다. 그는 책임감과 사랑을 배워나가는 미성숙한 아이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만든 아버지이자, 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인물입니다. 그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자신의 하나뿐인 외투를 팔아 책을 사줄 만큼 헌신적입니다. 피노키오가 온갖 말썽을 피우고 집을 나갈 때마다, 그는 아들을 찾아 세상을 헤매며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줍니다. 푸른 머리카락의 요정은 피노키오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조력자이자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녀는 위험에 처한 피노키오를 여러 번 구해주고, 아플 때는 간호해주며 그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녀는 때로는 엄격하게 피노키오의 잘못을 꾸짖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자비롭고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그녀는 피노키오가 도덕성을 배우고 타인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에서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피노키오를 끊임없이 유혹의 길로 빠뜨리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여우와 고양이는 눈이 먼 장님과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 행세를 하며 피노키오에게 접근하는 교활한 사기꾼 듀오입니다. 그들은 순진한 피노키오에게 금화를 심으면 돈이 열리는 나무가 자란다는 '기적의 밭'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의 돈을 빼앗으려 합니다. 그들은 세상의 달콤한 유혹과 악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피노키오의 가장 친한 친구인 '등심지'(루치뇰로)는 공부는 뒷전이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게으른 소년입니다. 그는 피노키오를 설득하여 매일 노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장난감 나라'로 함께 떠나자고 유혹합니다. 그는 아이들을 나쁜 길로 이끄는 '나쁜 친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피노키오에게 잔소리를 하다 망치에 맞는 '말하는 귀뚜라미'는 피노키오가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결국에는 따라야만 했던 '양심의 소리'를 상징합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가난하고 외로운 목수 제페토 할아버지가 어느 날 신비한 나무 토막 하나를 얻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가 나무 토막으로 인형을 깎자, 인형은 살아 움직이며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페토는 인형에게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들처럼 사랑하며, 자신의 외투를 팔아 책을 사주면서까지 학교에 보냅니다. 그러나 학교로 가던 피노키오는 인형극장의 유쾌한 음악 소리에 이끌려 그만 책을 팔아 입장권을 사고 맙니다. 이것이 그의 길고 험난한 모험의 시작이었습니다.

인형극장에서 큰 소동을 벌인 피노키오는 극장 주인의 마음을 움직여 금화 다섯 닢을 얻게 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활한 여우와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금화를 '기적의 밭'에 심으면 수천 배로 불어난다는 거짓말로 피노키오를 속여 금화를 가로챕니다. 이후에도 피노키오의 여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그는 푸른 머리 요정의 도움으로 여러 번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그때마다 다시는 말썽을 피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새로운 유혹에 빠져듭니다. 그는 학교에 가는 대신, 친구 등심지의 꼬임에 넘어가 1년 내내 먹고 놀기만 하는 '장난감 나라'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실컷 놀던 피노키오와 아이들은 어느 날 아침, 게으름의 대가로 모두 귀가 길어지고 당나귀로 변해버리는 끔찍한 경험을 합니다.

당나귀가 된 피노키오는 서커스단에 팔려가 온갖 학대를 당하다가, 다리를 다쳐 쓸모없어지자 북을 만들기 위해 바다에 던져집니다. 바닷속 물고기들이 그의 당나귀 가죽을 모두 뜯어 먹은 덕분에 그는 다시 나무 인형의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곧이어 거대한 상어에게 꿀꺽 삼켜지고 맙니다. 칠흑 같은 상어의 뱃속에서 절망하던 피노키오는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제페토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집 나간 피노키오를 찾아 바다로 나섰다가 똑같이 상어에게 삼켜졌던 것입니다. 부자는 눈물의 재회를 하고, 힘을 합쳐 상어의 입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피노키오는 마침내 철이 듭니다. 그는 더 이상 놀 궁리만 하지 않고, 늙고 쇠약해진 아버지를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며 생활비를 법니다. 또한, 병에 걸린 푸른 머리 요정을 돕기 위해 자신이 모은 돈을 기꺼이 내놓기도 합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진정한 마음을 갖게 된 어느 날 아침, 피노키오는 잠에서 깨어나 놀라운 변화를 마주합니다. 자신이 더 이상 딱딱한 나무 인형이 아닌, 부드러운 살결을 가진 진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의 낡은 오두막은 깨끗하고 예쁜 방으로 변해 있었고, 제페토 할아버지 역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피노키오는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진짜 소년'이 되는 꿈을 이루게 됩니다.

감상평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은 오늘날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따뜻한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더 현실적이고 교훈적인 깊이를 지닌 고전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교훈을 넘어, 한 아이가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비로소 책임감 있는 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피노키오의 여정은 달콤한 유혹과 쓰디쓴 결과가 반복되는, 우리 모두의 성장기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점차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의 최종적인 변화가 마법 같은 선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요정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성실하게 일한 '대가'로 주어진다는 점은 이 소설의 핵심적인 메시지입니다. 진정한 '인간다움'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사랑을 통해 획득되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사회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피노키오가 겪는 사건들은 당시 사회의 부조리함을 익살스럽게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여우와 고양이에게 사기를 당해 금화를 도둑맞은 피노키오가 재판관(고릴라)에게 찾아가자, 재판관은 오히려 피해자인 피노키오를 감옥에 가두어 버립니다. 이는 무고한 사람이 벌을 받는 당시 사법 제도의 모순을 비꼬는 것입니다. 또한, 피노키오가 병에 걸렸을 때 찾아온 의사들(까마귀와 부엉이)이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모습은 당대 의료계의 허세를 풍자합니다. 이처럼 콜로디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모험 이야기 속에, 가난과 무지, 그리고 사회적 불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교묘하게 담아내어 작품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애니메이션 속 피노키오보다 원작의 피노키오는 훨씬 더 버릇없고, 이기적이며, 더 혹독한 대가를 치릅니다. 그는 망치로 귀뚜라미를 죽게 만들고, 발이 난로에 타서 없어지기도 하며, 나무에 목이 매달리는 등 섬뜩한 위기를 겪습니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아이들의 세계가 마냥 순수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위험과 결과가 따르는 현실의 축소판임을 보여줍니다. '피노키오의 모험'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모험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적인 동화로,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성장통의 의미와 인간의 조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깊이 있는 우화로 다가옵니다. 이 작품은 왜 우리가 어려운 길이라도 정직하게 일하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는, 영원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