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과학적 야망과 윤리적 책임을 묻는 고전적인 고딕 소설이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스위스 출신의 젊은 과학자로, 생명체를 창조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 결과물에 대해 책임지지 못하고 도망친다. 그의 창조물은 이름 없는 ‘괴물’로 불리며, 외모 때문에 사회로부터 거부당하고 고통 속에 살아간다. 괴물은 사실 언어와 감정을 지닌 존재로, 인간적인 교감을 원하지만 반복적으로 거부당하면서 분노와 복수심에 휩싸인다. 헨리 클레르발은 빅터의 절친한 친구로, 그의 정신적 안정을 돕는 인물이지만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엘리자베스 라벤차는 빅터의 약혼녀이자 양자매처럼 자란 인물로, 작중 내내 헌신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 외에도 빅터의 아버지, 동생 윌리엄, 하녀 저스틴 등 주변 인물들은 괴물의 복수 과정에서 희생되며, 빅터가 과학을 통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줄거리
소설은 북극을 항해 중인 로버트 월턴의 편지 형식으로 시작된다. 월턴은 빙판 위에서 기진맥진한 상태의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구조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빅터는 젊은 시절, 인간의 생명 원리를 밝히려는 집념으로 시체 조각을 조합해 생명을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괴물의 끔찍한 외모에 충격을 받아 버리고 도망친다. 창조된 괴물은 숨어 지내며 인간 사회를 관찰하고, 읽고 쓰는 법까지 배우지만,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하게 된다. 괴물은 빅터에게 자신을 위한 여성 동반자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빅터가 이를 거부하자 그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빅터의 동생, 친구, 약혼녀까지 하나씩 살해당하고, 괴물은 빅터를 끊임없이 뒤쫓는다. 결국 빅터는 북극까지 괴물을 쫓아가지만 병으로 쓰러지고, 자신의 비극을 회고한 뒤 사망한다. 괴물은 빅터의 시신을 보고 슬퍼하며, 모든 것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라진다.
감상평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괴물 이야기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과학적 욕망과 그에 따른 윤리적 책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소설이다. 메리 셸리는 불과 18세의 나이에 이 작품을 집필했으며, 과학과 신의 영역이 모호해지는 19세기 초의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인간의 경계 넘기를 정면에서 다뤘다. 빅터는 생명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지만,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결과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초래한다. 괴물은 단순한 악이 아니라, 외면당한 존재의 고통과 사회적 소외를 상징하며 오히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독자들은 빅터와 괴물 모두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며, 과연 진정한 ‘괴물’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탐구심, 고독, 책임, 사회적 편견을 아우르는 주제를 통해 지금도 여전히 의미 있는 고전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해석과 현대적 재해석을 낳는 문학적 깊이를 지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