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사랑, 증오, 복수, 고독이 격렬하게 뒤섞인 고딕 로맨스로, 중심 인물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언쇼다. 히스클리프는 거리에서 주워온 고아로, 언쇼 가문에 입양되지만 가족 내에서 외면당하고 억압받으며 성장한다. 그는 캐서린과 강렬한 감정으로 얽히게 되지만, 계급 차이와 오해로 인해 결코 결실을 맺지 못한다. 캐서린은 자유롭고 강한 성격의 여성이지만, 사회적 지위와 안정을 위해 에드거 린턴과 결혼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에드거는 순수하고 고상한 신사로, 캐서린의 열정적인 성격과는 대조적인 존재다. 이 외에도 힌들리 언쇼, 이사벨라 린턴,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2세대인 캐시, 헤어턴 등의 인물이 등장해, 1세대의 갈등과 증오가 2세대에도 반복되는 구조를 이룬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격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며, 인간 내면의 복잡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줄거리
이야기는 낯선 외부인 록우드가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이라는 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는 거기서 괴팍한 주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고, 저택에 얽힌 과거 이야기를 하녀 넬리 딘을 통해 전해 듣는다. 과거 히스클리프는 언쇼 가문의 아이로 입양되었으나, 가정 내에서 학대와 멸시를 받으며 자랐고, 유일하게 캐서린만이 그를 이해해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캐서린은 에드거 린턴과의 결혼을 선택하고, 히스클리프는 그 배신감에 복수를 다짐한다. 그는 부유한 신사가 되어 돌아와 언쇼와 린턴 가문 모두를 파멸시켜간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 대한 미련과 갈등 속에 병으로 죽고, 히스클리프는 이후에도 그녀의 환영에 시달리며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인다. 다음 세대에서도 갈등은 이어지지만, 캐서린과 에드거의 딸 캐시와 히스클리프의 손자 헤어턴의 관계는 과거의 반복을 극복하며 희망적인 결말을 맞는다.
감상평
『폭풍의 언덕』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복잡한 감정의 얽힘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히스클리프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지만, 그 감정의 뿌리는 외면당한 사랑과 사회적 소외에 있다. 캐서린과의 관계는 영혼의 결합이자 파멸의 시작으로, 이들의 사랑은 현실을 초월한 무언가로 그려진다. 에밀리 브론테는 대자연의 거칠고 황량한 풍경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극적으로 반영하고,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문학적으로 독창적인 구조를 만들어낸다. 서사적으로는 복잡한 회상 구조와 여러 화자의 교차 서술이 독특하며, 이는 이야기의 신뢰성과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폭풍의 언덕』은 당시의 로맨스 문학과는 완전히 다른, 치열하고 격정적인 정서를 담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인간 심리와 사랑의 본질을 고찰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학 작품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