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회사 퇴근 후, 부동산 약속이 있어
서울 외곽의 한 신축 빌라를 보러 갔죠.
가격 조건이 너무 좋았습니다.
전세 1억 3천에 깔끔한 신축.
역세권은 아니지만 도보 10분 거리,
가전도 풀옵션에 관리비도 싸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마음이 혹했어요.
딱 이 집이면 이사 고민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런데요,
딱 하나가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조건이 좋은데 아직도 계약이 안 됐을까?”
1. 시작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부동산 사장님은 능숙했습니다.
“이 집 진짜 인기 많아요. 오전에도 한 분 왔는데 고민하시더라고요.”
“근데 아직 확답을 안 주셔서, 지금 계약하시면 먼저입니다.”
보통 때라면 넘어갔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등기부등본 좀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죠.
사장님 표정이 잠깐 굳더니,
“그거야 뭐, 나중에 같이 떼면 되죠~” 하며 웃으며 넘겼습니다.
그때 느낌이 확 왔습니다.
‘이건 아니다.’
2. 확신을 준 건 단 한 장의 문서
집에 와서 그 주소로 등기부등본을 발급해봤습니다.
5분도 안 걸렸어요.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정보는 충격이었습니다.
✔ 근저당 1억 2천 설정
✔ 소유자와 계약자가 다름
✔ 지난달에만 가압류 2건 추가
“내가 계약했으면 보증금 거의 날릴 뻔했구나”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 진짜 이렇게 당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3. 그날 이후, 내가 바뀐 것들
그 일을 겪고 나서 전세 계약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 등기부등본은 무조건 직접 뗀다
✔ 확정일자·전입신고 반드시 체크
✔ 중개사와 계약자, 소유자까지 이름·계좌 모두 일치하는지 확인
✔ 조건이 너무 좋으면 무조건 의심한다
사실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보증금이 전 재산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게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현실을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4. 이런 일이 흔하다는 게 문제다
요즘 뉴스만 봐도 전세 사기 얘기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본인이 당할 줄은 아무도 모르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단 한 번의 방심이
수천만 원을 날릴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알았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전세 사기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의심하지 않은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걸요.
결론 – 한 번쯤은 의심하고, 꼭 확인하세요
사람 좋고, 인상 좋은 중개사도
계약서에 사인한 순간부터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내 보증금은
내가 지켜야만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앞으로 전세 계약을 할 때
딱 한 번만이라도 ‘잠깐, 혹시?’라는 생각을 떠올려주세요.
그 생각 하나가
여러분의 전 재산을 지켜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