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주인공 피프의 시선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과 계급 사회의 단면을 조명한다. 피프는 어린 시절 대장장이 조 가르지의 손에 자라며 평범한 삶을 살던 소년이다. 그는 우연히 정체를 알 수 없는 후원자로부터 큰 유산을 받게 되면서 런던 상류층으로 발돋움한다. 피프의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하벨샴 부인과 그녀의 양녀 에스텔라이다. 하벨샴 부인은 과거 배신당한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에스텔라를 이용해 남성을 조종하도록 키운다. 에스텔라는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점차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게 된다. 조는 피프가 어떤 삶을 살든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을 품은 인물이며, 마글위치는 과거 피프가 도운 죄수로 나중에 그의 숨겨진 후원자로 밝혀진다. 이들은 모두 피프의 인생 여정을 형성하는 중요한 조각들이다.
줄거리
이야기는 어린 피프가 늪지대에서 도망친 죄수 마글위치를 돕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후 런던의 하벨샴 부인 집에 초대받아 에스텔라를 만나고, 그녀의 아름다움과 도도함에 매혹된다. 그러던 중 피프는 의문의 후원자로부터 유산을 상속받게 되고, 런던으로 나가 신사 교육을 받으며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는 자신의 후원자가 하벨샴 부인일 것이라 믿고, 언젠가 에스텔라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품는다. 하지만 후에 그의 후원자는 다름 아닌 마글위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에스텔라는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불행한 삶을 살고, 하벨샴 부인은 자신의 과오를 깨달으며 죽음을 맞는다. 피프는 점점 인간관계와 욕망의 허상을 깨닫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마지막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조와 재회하며 삶을 정리하게 된다.
감상평
『위대한 유산』은 단순히 계급 상승이나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 내면의 탐욕, 후회, 용서, 성장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피프는 유산을 받는 순간부터 점차 자신이 아닌 사람처럼 살아가고, 진정한 정과 사랑을 외면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가 겪는 실망과 상실은 오히려 그를 진정한 ‘성숙’으로 이끈다. 디킨스는 피프의 변화를 통해 사회적 신분이 아닌 인간성의 가치를 강조하며, 물질적 성공의 공허함을 드러낸다. 하벨샴 부인은 한 인간이 과거에 갇혀 어떻게 자신과 타인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에스텔라 역시 타인의 욕망을 위해 길러진 존재로서 깊은 상처를 지닌다. 피프가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 조의 따뜻함을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은, 우리가 진짜 ‘유산’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감정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울림이 깊은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