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어니스트 톰프슨 시튼의 『시튼 동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물 이야기 모음집으로, 각각의 이야기마다 주인공 격인 동물이 중심이 된다. 대표적으로 로보는 『로보, 뉴멕시코의 늑대왕』에서 등장하는 전설적인 늑대로, 지혜롭고 인간보다도 더 뛰어난 생존 전략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와후 태비는 고양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인간과의 유대와 야생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링고는 여우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자유를 지키려는 야성의 상징이다. 각 동물들은 단순한 동물 캐릭터가 아닌, 인간 사회와 삶의 철학을 투영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야기 속 화자이자 시튼 자신은 이들 동물들과의 만남, 관찰, 때론 사냥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인간 인물로 등장한다. 독자는 동물들의 행동과 생애를 통해 생명 존중, 공존, 그리고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반성을 느끼게 된다.
줄거리
『시튼 동물기』는 독립적인 여러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실존 동물을 모델로 한 감동적인 서사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로보’ 편에서는 미국 뉴멕시코 지방에서 가축을 습격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된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로보가 등장한다. 시튼은 로보를 잡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끝내 잡아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로보가 동료 늑대 블랑카를 잃고 절망 속에 죽는 모습을 보며 깊은 후회를 느낀다. 다른 이야기들에서도 야생의 동물들은 인간의 사냥과 개발, 포획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며, 때론 인간과의 교감 끝에 죽음을 맞는다. 각각의 이야기는 단순한 동물 관찰을 넘어 동물의 지능, 감정, 가족애, 생존 본능 등을 인간 못지않게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야기 속 동물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야성을 지키며, 인간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음을 암시한다.
감상평
『시튼 동물기』는 단순한 동물 이야기를 넘어,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와 윤리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시튼은 사냥꾼이자 자연주의자, 화가였으며, 인간의 시선으로 동물을 관찰하되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다. 특히 그는 동물들의 지능과 감정을 결코 인간보다 낮게 보지 않았으며,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겪는 고통과 기쁨을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로보’는 많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야기로, 단지 늑대를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을 정복하려 한 인간의 후회와 반성을 담고 있다. 시튼의 문체는 담백하면서도 진실되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준다. 『시튼 동물기』는 생명 존중, 야생과 인간의 경계,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으로,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고전이다.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 그 이상으로, 자연과 인간 사이의 윤리적 관계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소중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