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사회주의 혁명과 전체주의의 타락을 동물 우화를 통해 풍자한 정치 소설이다. 주인공 격인 나폴레온은 돼지로, 초기 혁명의 지도자 중 하나였으나 점차 권력을 독점하고 독재자가 되어간다. 그와 대조적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돼지 스노볼은 이상주의자이며, 혁명 초기에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을 제안하지만 결국 나폴레온에게 쫓겨난다. 복서는 충직하고 힘센 말로, “나는 더 열심히 일할 뿐”이라는 신념을 갖고 농장의 노동을 묵묵히 감당하지만, 체제의 희생양이 된다. 클로버는 복서를 따르는 암말로, 점점 농장이 어긋나고 있음을 느끼지만 명확히 저항하지는 못한다. 스퀼러는 나폴레온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돼지로, 선동과 조작을 통해 다른 동물들을 통제한다. 이 외에도 농장을 운영하던 인간 존스 씨, 양들, 닭들, 염소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해 사회 각 계층을 상징하며 복잡한 계급 구조를 형성한다.
줄거리
영국의 한 농장에서 늙은 수퇘지 올드 메이저는 동물들이 인간의 지배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상적인 공동체를 설계하는 ‘동물주의’를 설파한다. 그가 죽은 후 나폴레온과 스노볼이 혁명을 주도해 인간 주인 존스 씨를 몰아내고 ‘동물농장’을 설립한다. 초기에는 동물들 모두 평등하며 자치적인 생활을 시작하지만, 곧 지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된다. 스노볼은 풍차 건설 등 농장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제안하지만, 나폴레온은 그를 축출하고 권력을 독점한다. 이후 나폴레온은 점점 인간과 닮아가며 다른 동물들을 착취하고 감시한다. 동물들은 점차 빈곤과 억압 속에 살게 되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명백한 모순의 구호가 농장에 내걸린다. 마지막에는 돼지들과 인간이 함께 식사를 하며 웃는 장면으로 끝나고, 동물들은 누구와 누구를 구분할 수 없게 된다.
감상평
『동물농장』은 짧은 분량 속에 정치, 권력, 이데올로기, 선동, 대중 심리 등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높게 담아낸 작품이다. 조지 오웰은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하면서도, 그 메시지를 특정 체제에 국한시키지 않고 보편적인 권력의 타락 구조로 확장시켰다. 동물들이 인간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한 혁명은 결국 또 다른 독재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이상은 왜곡되고 진실은 은폐된다. 특히 복서와 같은 순진한 노동자의 희생, 스퀼러를 통한 언론 조작,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대중의 모습은 오늘날 현실과도 놀랍도록 닮아 있다. 우화 형식을 빌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한층 더 깊이 읽으면 정치 철학적 통찰이 가득한 작품이다. 『동물농장』은 시대를 초월해 읽히며, 지금도 전 세계 독자들에게 권력에 대한 경계와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