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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행복한삶누리기 2025. 6. 10. 23:20

등장인물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은 겉보기에 런던 사교계의 일상을 담고 있는 듯하지만, 그 속에는 깊고 복잡한 내면의 흐름이 담겨 있다. 주인공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중년의 상류층 여성으로, 남편 리처드와 결혼해 안락한 삶을 살고 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젊은 시절의 선택과 잃어버린 가능성에 대한 회한이 자리한다. 피터 월시는 클라리사의 옛 연인이자 현재는 인도에서 돌아온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로,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인물이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은 세프티머스 워렌 스미스다.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 인물은 클라리사와 직접 만나진 않지만, 소설의 주제를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대조적 존재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끊임없이 펼쳐지며, 하나의 사건보다 심리의 미묘한 결들이 중심을 이룬다.


줄거리

소설은 클라리사가 저녁 파티를 준비하는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그녀는 꽃을 사러 나가고, 옛 연인 피터를 우연히 만나며 과거의 기억에 잠긴다. 한편, 전쟁에서 돌아온 세프티머스는 환각과 불안 속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아내 리치아는 그를 지키려 애쓴다. 세프티머스는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지만, 결국 사회의 무관심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저녁이 되자 클라리사는 파티를 열고,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한다. 피터는 여전히 클라리사에 대한 감정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되묻는다. 소설의 마지막, 클라리사는 세프티머스의 죽음 소식을 듣고 깊은 충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그녀는 삶을 살아야 함을 받아들이며, 다시 파티의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 하루는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날 같지만, 내면에서는 일생일대의 사색과 감정의 폭풍이 지나간다.


감상평

『댈러웨이 부인』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울프는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인물들의 전 생애, 시대의 무게, 사회의 억압을 녹여냈다. 클라리사는 중년 여성으로서, 과거에 놓친 선택과 현재의 안정을 동시에 품은 존재다. 그녀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세프티머스의 이야기는 전쟁이라는 사회적 충격이 개인의 정신에 어떤 상흔을 남기는지를 보여주며, 클라리사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지만 결국 같은 질문—삶이란 무엇인가—에 다다른다. 이 두 인물의 교차는 극적이진 않지만 문학적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울프의 문장은 섬세하고 서정적이며, 의식의 흐름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숨김없이 펼쳐낸다. 『댈러웨이 부인』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읽을수록 강하게 남는 감정의 여운과 존재에 대한 통찰을 지닌 작품이다.